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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시작된 혁신: 10년간 쌓아온 MRO 유통의 노하우

1. IMARKET Thailand -- REINDEERS의 출발점

REINDEERS의 역사는 태국 법인 IMARKET Thailand Co., Ltd.에서 시작되었다. 이 법인은 2015년 설립되어 11년 넘게 태국 산업재 유통 시장에서 활동해왔다.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s) 제품을 중심으로 3만여 개 SKU를 관리하고, 2,000여 개 기업 고객을 직접 대응한 경험이 있었다.

REINDEERS는 이 법인의 실제 유통, 조달 데이터 위에서 설계되었다. 기술보다 먼저 있었던 것은 산업이었다. IMARKET Thailand가 11년간 쌓은 거래 데이터, 구매 패턴, 납기 리듬이 오늘날 REINDEERS 데이터베이스의 기반이 되었다.

CEO 김명훈은 동남아시아에서 20년 이상을 보낸 사람이다. 그가 2015년에 태국에 법인을 세운 것은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비전 때문이 아니었다. 태국 제조업체들이 산업재를 조달하는 방식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공장의 구매 담당자가 필요한 부품 하나를 주문하기 위해 전화 세 통, 팩스 두 장, 이메일 다섯 통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 비효율의 한가운데에서 사업이 시작되었다.

2. MRO -- 태국 제조업의 숨은 동맥

MRO는 Maintenance(유지보수), Repair(수리), Operations(운영)의 약자다. 공장이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소모품과 부품을 의미한다. 절삭공구, 베어링, 안전장비, 윤활유, 전기 자재, 배관 부속 -- 완성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생산 라인이 멈추지 않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들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제조업 기반을 가진 나라 중 하나다. 자동차, 전자, 식품 가공, 석유화학 -- 대규모 공장들이 방콕 외곽과 동부 해안 지역에 밀집해 있다. 이 공장들의 MRO 조달 시장 규모는 연간 수조 바트에 달하지만, 유통 구조는 놀라울 정도로 파편화되어 있었다. 대형 공장은 글로벌 유통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중소규모 공장은 지역 대리점에 의존했고, 그 대리점은 다시 상위 도매상에게 의존하는 다단계 구조였다.

IMARKET Thailand는 이 중간 유통의 비효율을 줄이는 것에서 출발했다. 공급사와 고객사를 직접 연결하고, 주문-납품-정산의 전 과정을 하나의 창구에서 처리하는 모델이었다.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현장의 신뢰가 이 사업의 핵심이었다.

3. 태국 산업재 시장의 현실

태국의 MRO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데이터화는 더뎠다. 공장마다 거래 방식이 다르고, 같은 제품도 이름과 단위가 달랐다. 하나의 절연테이프가 브랜드마다 다른 코드로 유통되었고, 주문서는 대부분 이메일이나 팩스로 처리되었다.

제품명의 불일치는 MRO 유통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였다. 동일한 M8 스테인리스 볼트를 두고, A 공급사는 "SUS304 Hex Bolt M8x25"로, B 공급사는 "Stainless Bolt M8-25mm"로, C 공급사는 태국어로 "สลักเกลียว M8"로 등록했다. 구매 담당자는 이 세 가지가 같은 제품인지 다른 제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카탈로그를 뒤져야 했다. 가격 비교는 물론이고, 단순 재주문조차 쉽지 않았다.

주문 방식도 다양했다. 대기업은 ERP 시스템을 통해 전자 발주서를 보냈지만, 중소기업은 LINE 메신저로 사진 한 장과 "이거 10개 보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주문이었다. 팩스 주문도 여전히 존재했고, 전화로 구두 발주 후 나중에 서류를 맞추는 경우도 흔했다. 결제 조건은 30일, 45일, 60일 후불이 기본이었고, 거래처마다 다른 신용 한도를 관리해야 했다.

REINDEERS는 바로 이 비효율에서 기회를 보았다. 2020년부터 SKU 표준화(Normalizatio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만 건이 넘는 산업재 데이터를 정제하여 브랜드, 규격, 패키지, MOQ, 납기 정보를 표준화했다.

{
  "category": "Fasteners",
  "brand": "BOSCH",
  "sku": "TH-BSC-08x25",
  "uom": "BOX",
  "lead_time": "3 days",
  "origin": "Thailand"
}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이후 REINDEERS의 AI 추천 엔진, 자동 견적, 물류 스케줄링 시스템의 핵심 학습 자료로 전환되었다.

4. 11년의 데이터 -- 계획 없이 쌓인 자산

IMARKET Thailand가 11년간 축적한 데이터는 처음부터 AI 학습용으로 수집된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사업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것이다. 어떤 공장이 어떤 부품을 얼마나 자주 주문하는지, 계절에 따라 수요가 어떻게 변하는지, 특정 브랜드의 납기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 이런 정보들이 주문서, 거래 명세서, 납품 기록 속에 묻혀 있었다.

이 데이터가 가치를 갖게 된 것은 REINDEERS 플랫폼을 설계하면서부터다. 11년치 구매 패턴 데이터는 "이 공장이 다음 달에 어떤 부품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은가"를 예측하는 기반이 되었다. 공급사별 납기 이력은 "이 주문을 어느 공급사에게 배정해야 가장 빠른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다. 가격 변동 이력은 자동 견적 시스템의 기준점이 되었다.

이것은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자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이다. 알고리즘은 복제할 수 있지만, 11년간의 실거래 데이터는 복제할 수 없다. 태국 제조업의 구매 리듬, 계절별 수요 변동, 공급사 신뢰도 -- 이런 것들은 현장에서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다.

5. 현장에서 배운 물류의 언어

태국 현장의 물류는 자동화보다 '사람 중심'이었다. 포워더는 픽업 시간을 구두로 전달했고, 창고는 출고 기록을 종이에 남겼다. IMARKET Thailand는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물류의 리듬과 단절 지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REINDEERS는 이 경험을 그대로 시스템화했다. DO(Delivery Order) 발행과 픽업 스케줄링을 MQ 이벤트로 전환하고, 각 단계의 담당자가 앱에서 직접 상태를 갱신하도록 구조화했다. "사람의 감각"을 "데이터의 흐름"으로 바꾼 것이다.

6. 유통에서 플랫폼으로 -- 전환의 계기

IMARKET Thailand가 11년간 유통업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유통만으로는 규모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직접 재고를 들고, 직접 배송하고, 직접 정산하는 모델은 매출이 늘수록 운영 부담도 비례해서 증가했다. 사람을 더 채용하지 않으면 더 많은 고객을 대응할 수 없었다.

전환의 직접적인 계기는 코로나 이후 변화된 시장 환경이었다. 대면 영업과 현장 방문이 제한되면서, 디지털 채널의 필요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해 기존 공급처에만 의존하던 공장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태국에 있으면서 중국이나 한국 공급사와 직접 거래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것은 단일 국가 유통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요구였고, 국경을 넘는 플랫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7. 규제와 인증 -- TISI의 데이터화

태국의 산업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규제는 TISI(Thai Industrial Standards Institute) 인증이다. TISI 코드 없이는 유통조차 불가능한 품목이 다수 존재한다. IMARKET Thailand는 이 데이터를 직접 크롤링하고 관리했다.

{
  "product_name": "PVC Insulation Tape",
  "tisi_code": "TIS 241-2552",
  "control_type": "Type 3 Hazardous Material",
  "status": "Certified"
}

이 데이터는 이후 REINDEERS의 "인증 자동화(Compliance Automation)"로 발전했다. 산업 규제를 데이터베이스화한 초기 시도 중 하나였다.

8. 태국이라는 거점 -- 동남아 전략의 시작

태국을 첫 번째 시장으로 선택한 것에는 전략적 이유가 있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제조업 허브이면서 동시에 지리적 중심에 위치해 있다. 중국 남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 주요 제조 거점들과 물류적으로 가까웠다. 태국에서 검증된 모델은 주변국으로 확장하기에 유리한 위치였다.

또한 태국의 제조업은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 기준과 조달 프로세스가 이미 자리잡고 있었다. 이것은 REINDEERS가 만드는 플랫폼의 표준이 태국에서만 통용되는 로컬 기준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호환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결과적으로 태국에서의 경험은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으로의 확장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이 되었다.

9. 11년의 경험이 남긴 자산

IMARKET Thailand에서 얻은 경험은 기술보다 깊었다. 제품 분류, 단가 구조, MOQ, 납기, 세금, 통관 절차까지 모든 것은 실제 운영 데이터에서 검증되었다.

덕분에 REINDEERS는 시스템을 설계할 때 "가능한 기능"이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기능"부터 구축할 수 있었다. 11년의 산업 경험은 코드보다 강력한 설계도였다.

10. 결론 -- 현장에서 태어난 기술

REINDEERS의 기술은 실험실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태국의 공장, 창고, 사무실, 트럭 기사들의 대화 속에서 태어났다. 현장을 디지털로 복제하는 과정이 곧 개발이었다.

태국 법인 IMARKET Thailand는 REINDEERS의 출발점이자 지금도 가장 현실적인 데이터 공급원이다. 그곳에서 얻은 산업적 통찰이 지금도 시스템의 핵심 알고리즘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

기술 기업이 산업에 진입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기술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하지만 11년간 태국 현장에서 배운 것은 정반대였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먼저이고, 기술은 그 이해를 확장하는 도구일 뿐이다. REINDEERS가 4,300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25,000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술 때문이 아니라, 11년간 현장에서 쌓은 산업 이해 위에 기술을 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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